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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일기

눈이 쌓여있는 아침

내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방황하는 마음이야 항상 있었던 터라 낯설지 않지만,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어도 헛헛한 기분은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캐디를 하면서 골프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룸메이트 형이 골프에 열정적인 터라, 저도 모르게 스며들어 버린 걸지도 모릅니다. 예전부터 갖고 있었던 욕망을 꺼내보곤, 그것이 충족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빚이 있지만, 빚이 없는 것처럼 벌어들인 돈을 쓰면서, 이래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마음이 어디를 향해있는지는 극명히 드러납니다.

내가 믿었던 모든 것들, 내가 바라는 현실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아마도 다른 무언가가 필요할 듯싶습니다. 책을 읽고, 내게 맞는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지요.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항상 그녀를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에 그녀를 원했기에, 하지만 그럼에도 좀 더 나은 소통과 더 나은 무언가를 바라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무엇이 옳은 건지, 무엇이 내 삶인지 잊은지 오래입니다. 포기하려고도 했던 삶이라,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바람이 있다는 건 어쩐지 서글픕니다. 사람이기에, 욕망의 동물로 살아가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걸까요.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길 바랍니다. 조금 더 나은 나 자신이 되길, 혹은 온전한 나로 살아각길 바랍니다. 내가 가진 정체성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까요.

빛바랜 풍경 속에서 발자국을 하나 둘 세겨가다보면, 언젠가 돌아오는 계절의 나는 썩 괜찮은 사람일 거란 기대를 해봅니다. 그 옆에 당신이 있기를.